정말 좋아합니다.
고3 여름 방학.
동생과 나는 슬램덩크 비디오를 숨죽이며 보고 있었습니다.
슬램덩크를 보고 나면 언제나 가슴이 찡해 옵니다.
'아..나도 강백호랑 서태웅처럼 멋있게 살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 묻습니다.
"니가 좋아하는 것이 뭐냐?
저렇게 미치도록 하고 싶은 게 뭐냐..."
내 스스로 물었지만
18살의 진교오빠는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내 자신이 초라해져서 책가방을 쌌습니다.
그때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날은 일요일 저녁이었지만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 여름의 장대비 속을 걸으며 속으로 계속 되뇌었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게 뭘까...'
그해 겨울,
수능 시험지가 캄캄했고 목표하던 대학에는 근처도 못갔습니다.
3년 간의 미련하고 답답했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죠.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18살의 진교오빠는 한달 동안 이불 밑에 들어가서
세상으로의 문을 닫았습니다.
이불 밑은 매일 비가 왔습니다.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 물음은 계속 되었고
이것 저것 하면서 조금씩 나를 알아갑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습니다.
또 스스로 묻습니다.
"니가 좋아하는 것이 뭐냐?
저렇게 미치도록 하고 싶은 게 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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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8살의 진교오빠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나는 검도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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