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 제 48 화 : 호모를 만나다.>

 

< 지난 밤의 고떼루 >

 후쿠오카 히가시 공원 (Hukuoka Higashi Paek) 

 사진 없음.

노숙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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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내용

 그렇다. 진정한 노숙의 장소이다.

덕 높은 노숙자까지 갖출 건 다 갖추었다.

그래서 별 다섯. 그러나...

 

이 정자는 슈지상의 집이다. 난 본의 아니게 초대된 것이고.

 

붙임성 있는 슈지상(mr. Shuji)은 나한테 참 잘해줬다.

말도 잘 걸고 빨래 한다니까 다라도 빌려주고

빨래 말리라고 옷걸이도 빌려줬다.

그리고 이곳 정자에는 특이한 모임이 조성되어 있었다.

          <매일 아침 로스 빵이니 도시락으로 파티를 한다.>

 

오늘 신가상(mr. Shinka)이 먹을 것을 한아름 들고 왔다.

딱 안다. 로스다.

다행이도 어제까지가 소비기한이고 음식이 아닌 빵이라 맘 놓고 먹을 수 있었다.

돈이 없어도 먹을게 끊이질 않으니 이게 어찌된 조화인가?

 

8시가 넘어가자 하나둘 각자 일정을 따라갔다.

슈지상에게 물어보니 다들 직업이 없단다.

그럼 뭘로 먹고 사는거야?

 

하여간 난 배 타려고 짐을 챙겨서 터미널로 갔다.

그런데

 

우왑!!

 

결항이다.

 

15호 태풍 루사란다.

 

일정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임시 편은 9월 1일 10시에 있단다.

이틀이라.

이번 여행 별별 경험을 다하고 가네.

다른 여행객들은 호텔 잡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난 유유히 터미널을 빠져나와 다시 히가시 공원으로 돌아갔다.

 

다시 히가시 공원.

다시 슈지상을 만났다. 얼마나 반갑던지.. 슈지상도 나를 반겼다.

슈지상하고 친해지니까 좋다.

슈지짱도 내가 좋은지 가지고 있던 로스 도시락과 커피, 녹차를 나에게 준다.

선물이란다.

또한 공원 구경 시켜준다고 같이 나가잔다.

공원 중앙에 있는 동상 앞에서 안찍겠다는 슈지짱과 억지로 사진 한방.

   <사실 슈지상은 나이가 아버지 뻘이다.>

 

슈지상 말하길, 비가 자기 친구란다.

내리는 비 바라보는 슈지상 사진 한 장.

              <슈지상의 고정석에서>

 

슈지상이 있어서 든든하다.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은 항만 터미널 이용료 400엔 빼면 0엔이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될 줄 알고 아침에 신사가서 내 전재산 7엔을 시주했기에 0엔이다.

사람들은 0엔으로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난 4일 전부터 전재산이 7엔이었다.

그동안 계속 얻어 먹은 거다.

 

그러나 여행 막판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식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잠은 안오고 해서 벤치에 침낭 베고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내 발밑에 앉았다. 아마도 내가 자고 있는 줄 알았나 보다.

난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기분이 묘한거다. 무언가 내 바지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도 이상해서 벌떡 일어났는데

알고보니 어떤 아저씨가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거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쳐다보듯이 나의 그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때의 분위기 죽인다. 태풍 지나가느라 바람은 불지,

밤이라 어둡지 거기다 안경없어 잘 안보이지.

그런 분위기에 둘이 앉아있는 거다.

 

그러더니 들릴 듯 말 듯한 하여간 갸날픈 목소리로 나의 그곳을 가리키며

 

"세이키" 뭐라고 말한다.

 

'세이키? 무슨 뜻이지?'

분위기가 너무 어색했다.

설마 그런 사람은 아니겠지. 섣불리 의심을 해서는 안된다.

혹시 내가 오해하는 것은 아닌가싶어 앉아서 아저씨의 행동을 살폈다.

딴청 피우면서 계속 손바닥 긁는 행동을 했다.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하여간 이상했다.

그리고 가끔씩 기분 나쁘게 날 쳐다보고.

그래도 신중해야지.

아까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볼까.

"세이키,..세이키....

.

.

.

성기(性器)..성기?"

등골에 소름이 쫙 돋았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미루어보면 이 사람 호모(게이)가 확실하다.

호모가 날 노리고 있었던 거다.

허긴 간만에 탱탱한 놈 굴러왔는데 그냥 지나가지는 못했겠지.

 

느낌이 이상했는지 슈지상 잠을 깼다. 그러고는 나에게 물었다.

"다이죠부?(괜찮아?)"

"하하.. 와따시 다이죠부.(나 괜찮아요..)"

슈지상이 계속 말을 시켰다.

잠시 후 이 남자 딴청 피우더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슈지짱한테 물었다.

"다래? 다래? 아노 히또.(누구야 누구야 저 사람?)"

슈지짱 손가락으로 입막는 시늉을 했다. 조용히 하라는 얘기다.

그 정체불명의 남자가 완전히 사라지자 슈지짱.

"호모 호모 아부나이 (호모야 호모 위험해)"

그렇군. 호모였군.

 

난 슈지짱이 그 남자를 호모라고 얘기하자. 벤치에 발라당 누워.

"오모시로이 오모시로이 (재밌어. 재밌어)"

 

참 별별 경험 다해본다.

슈지짱에 의하면 이 공원에 호모가 무지 많단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재미있었거든.

 

그런데

 

또 왔다.

그 사람은 나를 원하고 있던 것이었다.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이번엔 재미있지 않았다.

내 앞에서 얼쩡거리는데 가슴이 벌렁벌렁거렸다.

난 기분 나쁘다는 의미로 미간에 힘 "빡" 주고 째려봤다.

  

내가 그 정도 눈치를 줬으면 가야 정상인데 놈은 그렇게 멀뚱서서 있다가

옆에 있는 돌에 걸터 앉았다.

그러더니 저쪽 어두운 곳으로 갔다. 내가 못볼 줄 알고?

다행해도 그의 옷은 흰색이라 안경없는 눈에도 구별이 가능했다.

그러더니 이쪽으로 걸어오는게 아닌가?

 

'이거 나 덥치는 거 아냐?'

 

내가 소리쳤다.

 

"아나따 난데쓰까? (당신 뭡니까?) 아나따!"

 

그는 흠찟 놀랐는지 대꾸도 안하고 저기 멀리 사라졌다.

그가 사라졌음에도 한동안 계속 주시를 했다.

 

'언제 날 덥칠 지 몰라.'

 

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 잠은 다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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