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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쉬세요, 아버지

(Rest in peace dad)

아버지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게 분명했다.

코로나로 인해

중환자실 면회시간은

하루 두 번

각 30분.

동생과 내가 오전 면회를 하기위해

방명록을 적고 있을 때

다급하게 뛰어나온 간호사가

아버지 보호자를 찾았다.

운명하실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는 분명

우리가 면회 올 때까지

떠나지 않으셨던 거다.

마지막 인사를 하시려고.

그때부터 감정이 폭발했다.

눈물이 주체 못할 정도로 흘렀고

아버지 아버지를 부르며 흐느꼈다.

며칠새 말라버린 발과 검은 반점이 생긴 손을

주무르느라 부산했다.

동생에게는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다.

그렇게 10여분을

떠나시려는 아버지와

잡으려는 내가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눈을 가냘프게 뜨고

나를 보고 계신 것도 같았다.

어쩌면 영혼이 분리되어서

내 옆에 계셨는지도 모른다.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기계의 경고음은

아버지가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노라고

계속 울어대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그렇게 아버지는 떠나셨다.

중환자실 들어가신지 4일 만에..

한동안은 인생무상, 허무함에 무기력했다가

지금은 아버지가 계신 것도 같고

안 계신 것도 같다

떠나신 아버지 보다

남겨진 어머니가 더 걱정이 되었고

아버지 생각에 서글프다가도

아들 두놈이 아파트에서 뛰면

뛰지 말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있다.

그래도..

아버지 생전에

손자 두놈 안겨드려서

큰 효도는 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본다.

아버지 좋은 곳 가셔서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