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안숨은벽 코스

 

 

어제 비가 오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하늘이 맑게 개었다.

 

와우~ 오늘 엄청난 산행이 되겠군!!

 

오늘 산행은 북한산 숨은벽 코스.

올초에 처음 가본 코스인데

북한산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곳이다.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그러나..

예상 밖의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런 산행 처음이에요~! ㅋㅋ

 

 

옥이네 김밥은 벌써부터 문전성시.

 

 

와~ 지금이 아무리 가을산행 피크라고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말그대로 인산인해로세!!

 

 

연신내에서 사기막골로 가는 버스는 이미 포화상태.

수십대의 버스를

끼어 탈 엄두도 못내고 보내버린 후,

우리는 차라리 한 정거장 앞에 있는

불광역 종점에서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불광역 버스종점도 인산인해.

과연 오늘이 가을등산 피크 중의 피크이구나..

 

 

한산했던 숨은벽 코스는

오늘 아주 북적이는

안숨은벽 코스가 되었다.

 

 

 

숨은벽이 멋들어지게 펼쳐진 포토존.

 

 

우리는 이미 예전에

이 포토존을 온전히 누렸기 때문에

미련없이 다른 등산객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숨은벽 코스는 등산로가 좁고 바위가 많아서

초보등산인에게는 무서울 수 있다.

실제로 바위에 주저앉아 발발발 떠는 초보등산인들이 자주 보였다.

 

 

 

 

때문에 등산로는 극심한 정체상태였다.

등산로가 막히고 사람들은 줄은 섰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람들이 유입되는 바람에

등산로는 더 막혔고 사람들의 줄은 더 길어졌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상 초유의 멘붕 상태에 빠진 우리 일행은

예정시간 보다 앞당겨 점심을 먹었고

이렇게 바위에 기대어 정체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롱다리 김작가.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은 멋있었다.

 

 

 

 

 

 

 

 

 

 

 

 

 

 

 

 

 

 

 

 

산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산은 무심한 듯 보였다.

 

 

 

 

 

 

 

 

 

 

 

 

 

 

 

 

 

 

 

 

인간들이 그렇게

빠대고 다니고

시끄럽게 떠들고

쓰레기를 버리고 다녀도

 

산은

멋있었고

아름다웠으며

무심했다.

 

 

 

 

 

 

 

 

 

 

산신령님.

 

앞으로 얼마간 대한민국은 많이 어려워지겠죠?

그 힘든 세상,

세상사에 지친 인간들이

더 많이 이곳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때,

지금처럼 항상 여기에 있어 주세요.

지금처럼 무심한 듯 여기에 있어 주세요.

그냥 뒤에서

무심히 바라만 보고 계셔도

인간들은 힘을 얻을 것입니다.

 

 

 

-북한산 안숨은벽 코스 121028 (mt.Bu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