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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100502(mt.Odae)~~

사람 인생에서

등산하는 수녀를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ㅋㅋ

12명산 프로젝트

그 9번째 산, 오대산을 오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부산에 있어야 했다.

내 친구들은 쉽게쉽게 괜찮은 여자 만나서 결혼도 후다닥 잘 하는 것 같은데..

하여간 나는 약속이 취소되고 이래저래 마음이 흔들려서

오대산 산신령님을 만나뵙기로 했다.

아~ 오늘 날씨 너무 좋다. 오대산 산신령님! 저를 반기시는군요! ㅋㅋ

석가탄신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상원사는 연등으로 화장을 했다.

그리고 템플스테이 하는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행자 복장에 파란눈, 노란머리카락, 문신, 피어싱이 얼마나 어색하고도 재미있던지.ㅋㅋ

오대산 산행은 평이했다.

바위는 없고 흙이 많은 산이라 어머니처럼 편안한 산이었다.

앗!

그런데 내앞으로 흥미로운 복장의 여자들이 보였다.

수녀였다.

그것도 네명이나.

계단을 오를 때 숙녀 뒤를 따라가지 않는 것이 매너인데

산에 와서 수녀 뒤를 따라 가자니 민망했다.

더구나 바람이 많이 불어서 치마가 휘날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수녀님들이 민망해 할까봐 좀 거리를 두고 쉬엄쉬엄 갔다.

하지만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계단이 많아지고 경사도 급해지고 해서

수녀들의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져 갔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한참 기다렸다 갈 수도 없고

휘날리는 치마도 거슬리고 해서 쌩~ 하니 추월해 버렸다.

'허허.. 체력만땅 신흥종교 김진敎 교주 먼저 갑니다~ㅋㅋ'

이윽고

오대산 비로봉에 올랐다.

나즈막한 산들이 펼쳐져 있어서 산세는 온화했다.

그런데 왠 바람이 그렇게 부는지..

정상에서의 파노라마(좌우 스크롤의 압박!! ㅋㅋ)

그리고 수녀님들도 곧이어 정상에 올랐다.

어찌나 반갑던지.ㅋㅋ

수녀님들,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오대산을 다녀와서 한 일주일간은

계속 수녀를 봤다는 것이다.

잠실에서도 보고 남영에서도 봤다.

만날 사람은 어딜 가든 만나는 법인가?

내가 수녀를 만나야 했다면

내가 오대산에 있든 잠실, 남영에 있든

하루종일 남탕에 있든 만나게 되는 것일까?

오대산 산신령님! 이것이 메시지인가요?ㅋㅋ

하산길,

다정하게 걷는 중년 부부의 뒷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일상 속으로 복귀한다.

~~~~~오대산 신령님! 멋진 조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