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이게 나.(It's me.)

사무실 옆 모 은행에는 퀸카 쌍두마차가 있다.

진달래와 이초롱. (실명임)

우리 사무실에서는 진달래가 이쁘니, 이초롱이 이쁘니,

가끔 설전이 벌어질 때도 있다.

때는 2005년 이른 봄.

월세냐 운전이냐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었던 나는

운전에 적금통장을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날은

깜찍한 진교오빠의 얼굴에 비장미가 서려 있었다.

적금통장을 깨기 위해 은행문을 들어서는 긴장된 순간!!

이런 심각한 상황에 진달래가 날벼락 같은 소리를 한다.

"어머~ 박지성 닮은 손님 또 오셨네요.^^"

뭔가... 작업인가?

"예?.. 박지성여?"

어이가 없다.

"저 박지성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그날따라 내 목소리는 저음으로 깔려 있어서

진달래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고뇌에 찬 눈빛은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는지 모른다.

"아니 안정환, 송종국을 좋아해야지... 박지성은 무슨...

이거나 빨리 처리해 줘요."

여성의 유혹을 칼같이 끊어 버리는 쿨한 진교오빠.(너무 멋쪄~! )

진달래는 그런 진교오빠 모습에 더욱 더 강한 매력을 느꼈을 것이 분명했다.

'후훗.. 여자들이란...'

사실 나는 박지성 닮았다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기분이 상당히 나쁘다.

이유는 박지성이 눈이 작고 피부가 나쁘기 때문.

내 눈이 그렇게 작아?

그리고 내 뽀송뽀송한 피부를 박지성 여드름 피부에 견주면 큰일나지.

그렇게 진달래의 집요한 유혹을 떨쳐낸 진교오빠는

은행 문을 나서면서 이 한마디를 남긴다.

'미안! 달래.

나에겐 태희가 있어!!'

20050702

으이그.. 이넘의 인기는 지칠 줄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