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생일(Her Birthday)
그녀도 여자였다는 사실을 안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날도 그녀의 생일이었는데
예전까지는 케잌만 사들고 갔었죠.
그런데 그날은 장미 한송이도 같이 사들고 갔었는데 그렇게 좋아하셨습니다.
"아.. 엄마도 여자구나.."
빈손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어머니는 살림만 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예전에
칵테일 장식하는 모형(아시나 모르것네. 공작 깃털처럼 쫙 펴는 모형인디..) 붙이기,
인형 눈깔 붙이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와 동생이 옆에서 돕던 기억이 납니다.
몇 개는 빼돌려서 우리들 장난감으로 쓰고 그랬죠.
그리고 파출부일도 하신 적이 있는데
어린 진교오빠는 어머니가 그 일 하시는 것을 무척 싫어했답니다.
그 맘을 아셨는지 오래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을 때 지금의 일을 시작하셨지요.
신협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마련해주는 일을 하시는데
보수는 많지 않습니다.
신협이 위치한 곳이 시장이라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로 이렇게 오래 다니시는 것 같네요.
난 아직도 신기한게
우리들 키우는 30년 세월동안 어머니는
슬럼프 없이 너무나도 잘 살아오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워낙 건강하고 낙천적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줄곧 일을 하신 덕도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예전에 외갓집에 갔을 때 들은 얘기인데
옛날에 오토바이집 아저씨가 우리 어머니를 좋아하셨다네요.
ㅋㅋㅋ
너무 신기한거라. 재미있기도 하고.
우리 어머니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만약에 어머니가 오토바이집 아저씨랑 결혼하셨으면
이렇게 깜찍한 진교오빠는 태어나지도 않았겠죠?
<그녀의 공간>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효도는
참하고 요리 잘하는 며느리 얻어서 아들을 안겨드리는 일.
엄니! 김태희가 남자친구랑 헤어졌댜.
조만간에 내가 태희 데리고 갈게.ㅋㅋ
20050606
우리 엄니 느므 좋아~!
그리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