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부랄 (Four Balls)
고시원 생활이 1년이 되어갈 즈음.
조용하고 차분했던 고시원 라이프에 일대 변화가 생겨 버렸습니다.
바로 네 개의 부랄이 정의의 진교오빠를 찾아온 것이죠.
두 개의 부랄, 421호 쭌.
쭌은 두달간 수능 공부를 빡세게 하고자 청주에서 올라왔답니다.
이미 럭셔리 고시원을 두 번이나 방문한 경험이 있는 쭌은
진교오빠의 고시원 라이프에 매료되었다는군요!!
쭌은 대학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스물 여덟.
오랜 방황 생활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교사의 꿈.
"꿈의 정립"인지 아니면 "또 다른 도피처"인지는 모르겠으나
쭌이 하고 싶다는데 친구로서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쉬운 점은
분명 다른 방면에 재능이 있는데
그것이 확실히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무언가를 추출하기에는 우리 나이가 너무 많을 걸까요?
친구들 직장 잡고 결혼하는 모습에
쭌은 지쳐갔는 지도 모릅니다.
또다른 두 개의 부랄, 416호 용.
용은 올해 18세로 고등학교 휴학 중입니다.
올해 초
어떠한 사건으로 해서 고등학교 휴학을 했고
계속 포항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다가 가족들에 의해
정의의 진교오빠 옆으로 보내졌습니다.
어느날 용이 누나인 애리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남동생을 정의의 진교오빠 사는 고시원에 보내도 되겠냐는 내용이었지요.
다른 거는 몰라도 아침에 검도장이라도 같이 가달라고 하더군요.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아침에 한번만 깨울 거거든요.
"얌마!! 일어나."
한번 깨우고 안일어나면 진교오빠는 그냥 갑니다.
무슨 일을 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세상.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용이는 빨리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랄 네 개가 찾아오니 합이 여섯이오~!
2004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