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 제 40 화 : 돈이 없으면 돈을 벌어라-좌판을 벌이다>

 

< 지난 밤의 잠자리 >

도쿄에서 기타규슈가는 배안. 

 사진 없음

만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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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내용

 역시 당연히 별 다섯.

 

 

새벽 5시에 하선했다.

가이드 책에는 오후 1시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말야.

새벽이라 춥다. 여기 터미널 대합실에서 잠시 쉬었다가자.

 

배타고 나서 갑판에서 곰곰이 생각했던 것은 잔류다.

자전거 수리점의 오가베씨가 나에게 준 영감은

극한 상황이 닥치면 편의점에서 로스라도 얻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가진 돈이 200엔인데 극한의 상황은 뻔한 일 아닌가?

아니다.

돈이 없으면 벌면 된다.

도쿄 요요기 공원 옆에서 보았던 벼룩시장이 생각났던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팔아보자는 구상이다.

갑판 위에서 무엇을 어디서 어떤 식으로 장사를 할 것인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그럼 가까운 역으로 가자.

 

지금 이곳은 기타큐슈시 고쿠라(Kokura)의 어느 작은 공원이다.

오후에 할 좌판 준비를 했다.

 

항만 터미널에서 샌드위치를 먹긴 했지만 왠지 배가 출출해서

비스켓을 먹으려는데 할아버지 다가왔다.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안녕하십니까?)"

 

할아버지께서 여러 가지 물었다.

어디에 가느냐. 모국이 어디냐. 유학생이냐. 한국엔 언제 가냐 등등의 질문이었다.

한달이 넘는 동안 수없이 대답했기에 침착하고 유창하게(?) 답을 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 무지 좋아하셨다.

당신은 정년퇴임 했는데 여행을 무지 좋아하신다고.

그러면서 천엔을 꺼내주시는데 아닌가?

난 정색을 하면서 사양했지만 결국엔 받았다.

아리가또!!  히라오카상.

             <그 천엔이 얼마나 소중한지 오지상은 모를 겁니다.>

 

오후가 되자,

고쿠라(Kokura)역 맥도날드 앞에 좌판을 깔았다.

점심시간, 역전, 맥도날드 앞이 유동인구가 많거덩.

                                       <좌판을 깔다.>

 

물건은 "Be The Reds" 티셔츠와 두건, 시계, 카세트, 도쿄지도책 자전거 깜박이 등등.

 

상품이 좋지 않으면 가격이나 마케팅이 좋아야 한다.

전부 파격적인 가격 100엔이나 200엔의 가격표를 붙였다.

또한 손님을 끌기위한 마케팅 전략

"야스이 야스이 오야스이 이랏사이마센~~!!(쌉니다. 싸. 어서오세요.)"

을 아주 절묘한 억양과 구수한 목소리로으로 외쳤다.

억양이 중요하다.

이 소리는 직접 들어야 하는데...

 

천엔 벌었다. 사실 여러 가지 팔아서 천엔이 아니라.

자전거 깜박이 한가지 팔아서 천엔이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내가 불쌍해 보이는지 몇마디 말 걸어보더니

깜박이를 천엔에 사가셨다. 하여간 난 판매를 한거다.

                  <기타무라 씨는 넉넉하고 붙임성 있어 좋다.>

 

이렇게 앉아 있으니까 말 걸어오는 사람들이 많아 좋다.

전부다 한국에 가본적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기타무라씨하고 이야기를 했다.

한국 친구로부터 한국어 공부를 하고 무역업을 한단다.

넉넉한 체구에 붙임성 있어 좋다.

 

한참 "야스이"를 외치는데

누가 자꾸 날 부른다.

귀를 기울여보니

팔려고 내놓은 물건들이다.

 

"야!

야!

여기 좀 봐바 이 전만아.

 

한달 넘게 같이 고생했는데 돈없다고 우릴 버리냐? 응?

이 쉐이야"

 

알았다.

그러지 않아도 좌판 접으려고 했다.

2천엔만 있으면 일주일간 최소 식비는 된다.

좌판을 접자.

"그래 너네들 안 버린다. 앞으로 좌판은 없다."

 

좌판을 접고 인근 공원에서 밥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배가 아팠다.

사실 좌판할 때도 배가 아프긴 했다.

이런..

올 것이 왔군.

로스 먹은게 탈이 난거다.

창자가 꼬이는 듯한 심한 복통이었다.

 

겨우겨우 자전거를 굴려 화장실로 달려갔다.

30분이 넘게 힘겨운 싸움을 해서 배안의 것을 내놓았다.

변기 안에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양이 쌓여 있었다. 산이다 산.

냄새 또한 묘했다.

생생한 전달을 하자면,

우리는 속어로 묘하다는 표현을 야리꾸리라고 하는데,

냄새가 정말 야리꾸리했다. 생전 처음 맡아보는 그런..

 

하여간 화장실을 나올 때는 새사람이다.

다행이야 화장실 갔다 온 것으로 끝난게.

배준걸씨 말 대로 병원에 실려갔으면  어휴...

 

감사한다. 또 한번의 위기를 넘겼다.

 

돈이 있으니 이제 구마모토도 갈 수 있고 아소산도 갈 수 있다.

내일부터 여행 Part-4의 시작이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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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9 화 :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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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 화 : 호사다마-잃어 버린 눈(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