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이탈리아 戰 그날 밤>

누워서 축구 보다가 안정환이 골든골 넣는 것 보고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는데

따르릉 전화가 온다.

영우다.

"사진 찍으러 가자!!"

밤 12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이영우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에 나갔는데

난리가 난거다.

일찍이 청주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차에 사람들이 대롱대롱 메달려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대~~한민국!!"

을 외치고 있었다.

근처에서 한무리의 응원 행렬이 지나간다.

주로 중고등학생들이었는데

해방이라도 맞은 듯이 길길이 기뻐하고 있었다.

청주 중심가는 주로 중고등학생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따라서 그 열광의 정도는 어느정도 한계수준이 있었다.

그냥 뛰고 소리지르고 지나가는 차나 두들기는 정도.

우리 의경 아저씨들도 "대~~한민국!!"

축구나 보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남녀노소가 없었던 거다.

나이를 잊어먹고 모두들 어린애들처럼 좋아했으니까.

젊은이들의 거리 충대 중문으로 이동을 했다.

적잖이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입구서부터 아련한 응원 소리가 들려온다.

발걸음은 빨라지고 마침내 도달한 곳엔

다시 사람의 바다 (人海)

길을 막아놓고 놀고 있었다.

누군가가 발판을 가져와서 그 위에 올라 팔짝팔짝 뛰고 있었다.

역시 대학생들이 열광하는 모습은 달랐다.

보다 과격하고 열정적이었다.

물 뿌리고, 샴페인 뿌리고, 뛰고, 소리 지르고,

다이빙하고, 차위에 올라가서 지붕 찌그리고,

차 뒤집어 놓을 듯이 흔들어 대고..

아가씨는 눈이 풀려있었다.

물하고 샴페인 때문에 바닥이 질퍽했는데

이 아가씨 바닥에 뒹굴고..

그래도 좋다고 발판에 또 올라가서 발발 뛰고 했다.

그렇게 노는 데도 지칠 줄을 몰랐다.

좀 사그러들라고 하면 누군가 호각을 분다.

"삐비빅 삐빅"

그러면 간신히 끌어올리는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응원노래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거다.

대단한 체력들이다.

그렇게 열광은 계속 되었다.

새벽 3시가 넘어서 나와 영우는

집에 갈 채비를 했다.

우리 사진만 찍는데도 이렇게 피곤한데..

그런데 그들은 몇시까지 놀았을까?

이영우 트리뷰 사진.

영우가 없었으면 오늘의 사진은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