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과 계떼들>
동아리 친구들이다.
편안한 여자 친구들. 난 계떼들이 반갑고 좋다.
위의 두 사람(소영과 은주)은 빙산의 일각.
그들은 하나의 조직이었다.
그 옛날 삐삐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
그들은 보다 신속한 연락을 취하기 위해
숫자를 암호화시켰다.
예를 들어
001-어디로 와
002-진교오빠 너무 멋짐. 오늘 뿅감.
003-그거 있어?
등등.
나는 우연히 본 소영의 다이어리에서 그 암호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일주일간 식음을 전폐한 적이 있다.(진짜)
자 그렇담. 왜 그들이 계떼인가?
사실 정확한 표기는 "개떼"다.
다른 조직의 습격을 대비해 그들은 항상 몰려 다닌다.
동아리방 올 때도 한번에 우루루 왔다가 우루루 빠져나가 버린다.
그래서 개떼다.
그대들이 너무 눈부셔 카메라가 초점을 흐리는 구려.(얘들아 진실을 알지?)
여기는 전통놀이를 할 수 있게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여러 골동품 생활기구를 이용한 인테이어, 아웃테이어도 멋진 곳이다.
은주랑 호순이랑
소영이랑 나랑
딸기내기 재기차기를 하기도 하고
널도 뛰고.
잠시 옛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소영이>
오랜만에 호순이랑 나랑 소영이랑 은주랑 만나 밤늦게 청주 교외로 나가서
꽁보리밥 먹고 온 것이다.
소영이는 강원랜드 최고의 호텔리어.
이제 남은 것은 기업인수합병이 직업인 배용준을 만나는 일이다.
<은주>
그녀는 금융계의 대모.
은주는 은행에서 일한다.
나는 종종 내 후배 꼬동과 은주네 은행을 털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느날 갑자기 복면 쓴 남자 둘이 들어오면 우리인줄 알어.
복면을 썼으나 얼굴에 광채가 나면 그 사람은 나고,
다리 짧고 땅딸한 놈은 꼬동여.
긴장하고 있어."
은주와 소영이는 고교동창으로 대학 동기이기도 하다.
대학 4년을 붙어다녀서 지겨울만도 한데
우정이라는 뽄드는 시간이 갈수록 찐득해지나 보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했으면 한다.
여기에 사진이 없는 경원이, 정선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