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어깨에 드리워진 깡패의 팔에 말없이 따라갔었지...

                                                    2001.11.29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다. 그러니까 내가 중학생 때 이야기다.

요즘 처럼 쌀쌀한 날이었는데 학교에서 늦게 귀가를 하게 되었다.

한참 걷는데 잠시 멈칫했다. 앞에 한 무리의 불량 청소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난 모른 척하고 발을 옮겼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뛰어오더니 두툼한 파카를 입은 팔이 내 어깨를 척하니 감는 거다.

아까 그 불량 청소년이었다. 필시 내가 귀티가 났기에 삥을 뜯으려 했을 것.

녀석은 속삭였다.

" 따라와 십XX야."

그러면서 끌고 간곳이 위에 있는 골목이다.

녀석은 계속 욕이었다.

우리 집안과 전혀 상관이 없는 개(犬)와 씨, 고환 등을 열거하며

내가 그 집안 자식이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난 그때 돈이 없었으므로

"돈 없는데..."

그러자 녀석은 당시 불량 청소년 사이에서 한참 유행했던 말을 했다.

"개XX야! 돈나오면 10원에 한 대다."

그 때는 화폐가치가 지금보다 떨어져 10원에 한 대였는데

요새는 얼마에 한 대인지 궁금하다.

하여튼 돈이 안나오자 녀석은 나보고 뛰어나가라고 했다.

골목을 나오면서 집까지 정신없이 뛴 기억이 난다.

그 다음 날부터는 그쪽을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곤했다.

 

대학생인 지금 그쪽을 지날 때면 그 옛날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2001.11.29

우리 집 앞의 탑길.

내가 군에서 제대하고 나서 제일 낯설었던 것이 거리마다 이름이 생긴 것이다.

길이름을 만든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우리가 길이름을 부르면 길은 우리에게 꽃이된다.

 

                                                                                        2001.11.30

집에 가다가 달이 하도 크고 예쁘길래 한번 찍어 봤다.

이곳 역시 추억의 장소이다.

 

중3 때로 기억이 되는데 친구들과 이 골목길을 지나갈 때였다.

한떼의 불량 청소년들이 우리의 길을 막았다.

그런데 이넘들은 뭔가 달랐다. 부드럽게 말했다.

" 돈 좀 있니? "

매우 호감이 갔으므로 우리는 주머니를 뒤져 돈을 쥐어 주었다.

그래봤자. 천 몇백원이었다.

녀석들은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 또 없니? "

우리(사실은 나 혼자다)는 우리를 의심하는 녀석들에게 분개한 듯

호주머니 천을 까고 신발주머니 자쿠를 열어 보이며 우리의 결백을 보여줬다.

그 때 우리는 더 이상 돈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당당했던 거다.

(지금 생각하면 절라 웃기는 짓이다)

하여튼 넘들은 순순히 물러갔는데

바로 그때 우리 중에 한놈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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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히 가세요. "

 

근데 그게 나다.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