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의 빈자리>                                 2001.8.28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이름도 없었다.

사진기니 자전거에 이름을 붙이며 애정을 쏟던 나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던 그 녀석에게는 관심 조차 없었던 거다.

폭염의 여름이 수그러들 때쯤

그 녀석은 계속 누워만 있었다. 물끄러미 쳐다 볼 뿐.

그 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지금쯤 언제나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을 것이다.

나의 냉랭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할머니>         2001.4.13    

      

그런데 그 녀석의 죽음에서

우리 외할머니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얼까?

할머니는 우리집에 있는게 제일 좋으시단다.

우리 외손자가 제일 잘한단다.

여든을 넘어서도 정정하시고 아래로 8남매를 두신 할머니.

그러한 할머니의 치기 어린 행동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미 자식, 손자들과는 공통관심사를 잃으셨고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져 버린 지금.

할머니가 진정 필요하신게 뭐인가를 생각해본다.